메뉴 건너뛰기

공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였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 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속에서 핀다 file 테스터 2016.11.23 10
21 나는 처음 당신의 말을 사랑하였지 당신의 물빛 웃음을 사랑하였고 file 테스터 2016.11.23 12
20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당신은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5
19 인차리를 돌아서 나올 때면 못다 이룬 사랑으로 당신이 내게 file 테스터 2016.11.23 13
18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1
17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4
16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file 테스터 2016.11.23 19
15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file 테스터 2016.11.23 28
14 낮은 가지 끝에 내려도 아름답고 험한 산에 내려도 아름다운 새벽눈처럼 file 테스터 2016.11.23 10
13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3
»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file 테스터 2016.11.23 22
11 언제나 먼저 지는 몇 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6
10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정을 넘긴 길바닥에 앉아 file 테스터 2016.11.23 24
9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file 테스터 2016.11.23 22
8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file 테스터 2016.11.23 20
7 이것이 진정 외로움일까 다만 이렇게 고요하다는 것이 file 테스터 2016.11.23 20
6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file 테스터 2016.11.23 24
5 가장 여린 가지가 가장 푸르다. 둥치가 굵어지면 나무껍질은 딱딱해 진다. file 테스터 2016.11.23 9
4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처럼 긴데 file 테스터 2016.11.23 19
3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file 테스터 2016.11.23 16
Board Pagination Prev 1 ... 2 Next
/ 2
CLOSE

SEARCH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