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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그댈 보내며
이제는 그대가 내 곁에서가 아니라
그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다는 걸 안다.
어둠 속에서 키 큰 나무들이 그림자를 물에 누이고
나도 내 그림자를 물에 담가 흔들며
가늠할 수 없는 하늘 너머 불타며 사라지는
별들의 긴 눈물
잠깐씩 강물 위에 떴다가 사라지는 동안
밤도 가장 깊은 시간을 넘어서고
밤하늘보다 더 짙게 가라앉는 고요가 내게 내린다
이승에서 갖는 그대와 나의 이 거리 좁혀질 수 없어
그대가 살아 움직이고 미소 짓는 것이 아름다와 보이는
그대의 자리로 그대를 보내며
나 혼자 뼈아프게 깊어가는 이 고요한 강물 곁에서
적막하게 불러보는 그대
잘 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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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속에서 핀다 file 테스터 2016.11.23 10
21 나는 처음 당신의 말을 사랑하였지 당신의 물빛 웃음을 사랑하였고 file 테스터 2016.11.23 12
20 차라리 당신을 잊고자 할 때 당신은 말없이 제게 오십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5
19 인차리를 돌아서 나올 때면 못다 이룬 사랑으로 당신이 내게 file 테스터 2016.11.23 13
18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1
17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4
16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file 테스터 2016.11.23 19
15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file 테스터 2016.11.23 28
14 낮은 가지 끝에 내려도 아름답고 험한 산에 내려도 아름다운 새벽눈처럼 file 테스터 2016.11.23 10
13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3
12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file 테스터 2016.11.23 22
11 언제나 먼저 지는 몇 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file 테스터 2016.11.23 16
10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정을 넘긴 길바닥에 앉아 file 테스터 2016.11.23 24
»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file 테스터 2016.11.23 22
8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file 테스터 2016.11.23 20
7 이것이 진정 외로움일까 다만 이렇게 고요하다는 것이 file 테스터 2016.11.23 20
6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file 테스터 2016.11.23 24
5 가장 여린 가지가 가장 푸르다. 둥치가 굵어지면 나무껍질은 딱딱해 진다. file 테스터 2016.11.23 9
4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처럼 긴데 file 테스터 2016.11.23 19
3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file 테스터 2016.11.2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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